"출생아 7명 중 1명이 난임시술로"... 인공수정 vs 시험관, 성공률 3배·비용 구조도 딴판
심평원 첫 시술기록지 기반 통계, 체외수정 임신율 36.9%·인공수정 13.0%
서가영 기자 기자 · admin@motherinsight.com·2026년 7월 27일
(사진=마더인사이트/챗gpt 제작)
전체 출생아 일곱 명 가운데 한 명이 인공수정이나 체외수정 같은 난임시술을 거쳐 태어나는 시대다. 결혼과 출산 연령이 꾸준히 올라가면서 보조생식술은 더 이상 소수의 선택지가 아니라 임신·출산으로 가는 주요 경로의 하나로 자리 잡았다.
시술을 앞둔 부부가 처음 마주하는 갈림길은 인공수정(IUI·자궁내 정자주입술)과 체외수정(IVF·시험관아기 시술) 가운데 무엇을 먼저 시도할 것인가다. 두 시술은 수정이 이뤄지는 장소부터 성공률, 비용, 건강보험 적용 구조까지 뚜렷이 다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심평원)과 보건복지부, 통계청 등 정부·공공기관 자료를 토대로 두 시술의 차이를 짚어 봤다.
◆ 출생아 15.1%가 난임시술로… 5년 새 1.7배
심평원이 올해 1월 공개한 '난임 시술 부작용 분석 및 관리 방안 마련 연구'에 따르면 전체 출생아에서 난임시술로 태어난 아이가 차지하는 비율은 2019년 8.7%에서 2024년 15.1%로 높아졌다. 5년 만에 1.7배로 뛴 수치로, 통계청 출생통계와 건강보험 진료비 청구자료를 결합해 산출한 결과다.
같은 기간 전체 출생아 수는 30만2,348명에서 23만8,235명으로 21.2% 감소했지만, 난임시술을 통해 태어난 아이는 2만6,371명에서 3만6,025명으로 36.6% 늘었다. 저출산으로 전체 출생아가 줄어드는 흐름 속에서 난임시술 출생아만 늘어나며 비중이 확대된 셈이다. 한편 난임시술 출생아 가운데 다태아 비율은 2019년 35.5%에서 2024년 27.3%로 낮아졌지만 여전히 다른 나라에 비해 높은 편으로 분석됐다.
시술 규모 자체도 커지고 있다. 심평원이 전국 난임시술 지정 의료기관의 시술기록지를 바탕으로 지난해 3월 발간한 '통계로 보는 난임시술'을 보면 2022년 한 해 동안 201개 기관에서 이뤄진 난임시술은 20만7건으로 2019년(14만6,354건)보다 36.7% 늘었다. 시술 대상자는 7만8,543명, 평균 연령은 37.9세였다.
심평원의 최근 5년간(2018~2022년) 진료현황 분석에서도 불임 환자는 2018년 22만7,922명에서 2022년 23만8,601명으로 늘었고, 난임시술을 받은 인원은 같은 기간 12만1,038명에서 14만458명으로 16.0% 증가했다. 특히 45세 이상 고연령층과 남성의 증가세가 두드러져, 5년간 난임시술을 받은 남성은 14.3%, 여성은 17.5% 늘었다.
연령별로는 50세 이상 시술 인원이 5년간 194.6%, 45~49세가 112.4%, 40~44세가 43.7% 증가해 고연령층의 증가 폭이 가장 컸고, 2022년 기준 시술을 가장 많이 받은 연령대는 35~39세(전체의 39.2%)였으며 30~34세(27.5%)와 40~44세(26.0%)가 뒤를 이었다.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성인지통계 분석리포트에 따르면 한국의 난임시술 출생아 비율은 2018년 기준 4.2%로 이미 미국(2.0%), 프랑스(2.8%), 스웨덴(4.3%) 등 주요국과 비슷하거나 높은 수준이었는데, 이후 격차가 한층 벌어진 셈이다.
사실 이러한 배경에는 만혼 추세가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2023년 평균 초혼 연령은 남성 33.97세, 여성 31.45세로 통계 작성 이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초혼이 늦어지면 첫 출산도 늦어지고, 가임력이 떨어지는 연령대에 임신을 시도하는 부부가 늘면서 난임 진단과 시술 수요가 함께 증가하는 구조다. 2024년 합계출산율이 0.75명으로 9년 만에 반등했지만 여전히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최하위권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난임시술 지원은 저출산 대응 정책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커질 수밖에 없다.
모자보건법은 난임을 부부가 피임을 하지 않은 상태에서 정상적인 부부생활을 하고 있는데도 1년이 지나도록 임신이 되지 않는 상태로 정의한다. 의료계에서는 여성이 35세 이상이면 이 기준을 6개월로 앞당겨 검사를 받도록 권고하고 있다.
(그래픽=마더인사이트/제미나이 제작)◆ 몸 안에서 수정하느냐, 몸 밖에서 수정하느냐
인공수정은 여성의 배란 시기에 맞춰 세척·농축 과정을 거친 운동성 좋은 정자를 가는 관으로 자궁 안에 직접 주입하는 시술이다. 정자가 질과 자궁경부를 통과하는 구간을 건너뛰게 해 난관에 도달하는 정자의 수를 늘리는 것이 핵심 원리이며, 수정 자체는 자연임신과 똑같이 여성의 난관 안에서 이뤄진다. 시술은 외래에서 수 분 안에 끝나고 마취도 필요 없다.
다만 수정이 몸 안에서 일어나야 하는 만큼 최소한 한쪽 난관이 정상적으로 기능해야 시도할 수 있으며, 배란장애나 자궁경부 요인, 경미한 남성 요인, 원인불명 난임 등이 주된 대상이다. 시술 전 남성은 수일간 금욕해 정액의 질을 관리하고, 여성은 필요에 따라 배란 유도제를 쓰면서 초음파로 배란 시점을 정밀하게 맞춘다. 배란 유도 과정에서 난포가 여러 개 자라면 다태 임신 가능성이 커진다는 점은 유의할 부분이다.
체외수정은 이름 그대로 수정을 몸 밖에서 진행한다. 과배란 유도 주사로 여러 개의 난자를 한꺼번에 키워 채취한 뒤 실험실에서 정자와 수정시키고, 배아로 배양해 자궁 안에 이식한다. 갓 배양한 배아를 곧바로 옮기는 신선배아 이식과, 동결 보관했다가 이후 주기에 해동해 옮기는 동결배아 이식으로 나뉜다. 난자 채취를 위한 마취, 수차례의 자가 주사와 잦은 통원 등 신체적 부담과 시술 단계가 인공수정보다 훨씬 많다.
난관이 막혔거나 손상된 경우, 중증 남성 난임, 자궁내막증, 고령, 인공수정 반복 실패 등이 대표적 대상이다. 채취한 난자 수와 배아의 질에 따라 여러 번의 이식 기회를 확보할 수 있고, 정자를 난자에 직접 넣는 미세수정(세포질 내 정자주입술)으로 중증 남성 요인까지 대응할 수 있다는 점은 체외수정만의 강점으로 꼽힌다.
시술 선택의 무게중심은 이미 체외수정 쪽으로 기울었다. 2022년 시술 20만7건 가운데 체외수정이 16만6,870건으로 83.4%를 차지했고, 인공수정은 3만3,137건(16.6%)에 그쳤다. 심평원은 인공수정은 줄고 체외수정은 늘어나는 추세라고 분석했다.
◆ 회당 임신율, 체외수정 36.9% vs 인공수정 13.0%
성공률 차이는 심평원의 공식 통계로 확인된다. 급여 청구명세서가 아닌 시술기록지를 기반으로 처음 산출된 2022년 진료분 통계에서, 시술 완료 후 초음파 검사로 임신낭이 확인된 비율을 뜻하는 임신율은 체외수정이 평균 36.9%, 인공수정이 평균 13.0%였다. 회당 성공 가능성만 놓고 보면 약 3배 차이다. 인공수정은 수정과 착상이 자연임신과 같은 조건에서 이뤄지는 만큼 회당 임신율이 낮은 대신 시술이 간단하고, 체외수정은 수정과 배아 선별 과정을 통제해 회당 임신율을 끌어올린 구조라는 점이 수치로 드러난 셈이다.
연령의 영향도 뚜렷했다. 체외수정 임신율은 25~29세에서 48.4%로 가장 높았고 연령이 올라갈수록 낮아졌으며, 특히 40세 이후 급격히 떨어졌다. 심평원 자료 기준 동결배아 이식 임신율은 25~29세 52.1%, 30~34세 48.7%, 35~39세 47.4%로 30대까지는 완만하게 낮아지다가 40~44세 29.6%, 45세 이상 6.0%로 급락했다. 인공수정 역시 연령이 높아질수록 임신율이 하락하는 경향은 같았다. 어떤 시술을 택하든 여성의 연령이 성패를 가르는 가장 큰 변수라는 사실이 정부 통계로 재확인된 것이다.
시술 차수 분포를 보면 체외수정은 1~4차가 전체의 78.3%, 인공수정은 1~2차가 81.4%를 차지했다. 연령대별로는 인공수정 이용자 중 30~34세 비율이 43.0%로 가장 높았던 반면, 체외수정은 35~39세가 34.2%로 최다였다. 상대적으로 젊고 난임 요인이 가볍다고 판단되는 부부는 인공수정을, 연령이 높거나 원인이 뚜렷한 부부는 체외수정을 택하는 경향이 통계에서도 확인된다. 한편 난임 원인은 여성 요인 단독이 64.2%로 가장 많았고, 부부 모두에게 원인이 있는 경우가 20.8%, 남성 요인 단독이 15.0%로 집계됐다.
(그래픽=마더인사이트/제미나이 제작)◆ 비용, 시술 단계 수가 가른다
비용 격차의 근본 원인은 시술 과정의 복잡성이다. 인공수정은 필요시 배란 유도와 초음파 추적, 정자 처리, 주입 시술 정도로 구성돼 급여 수가 적용 전 기준으로도 회당 수십만 원 수준이다. 반면 체외수정은 과배란 유도 주사제, 마취를 동반한 난자 채취, 배아 배양과 이식, 배아 동결·보관까지 단계마다 비용이 붙어 급여 적용 전 기준 신선배아 1회당 150만~400만 원 안팎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동결배아 이식은 난자 채취 과정이 없어 신선배아 주기보다 비용이 낮다. 건강보험 급여 항목만 놓고 보면 본인부담률 30% 적용 시 인공수정은 회당 10만~20만 원 안팎, 체외수정은 수십만 원에서 100만 원 안팎으로 부담이 내려가지만, 급여 대상이 아닌 일부 주사제와 검사 비용이 별도로 붙는 경우가 많다. 난임시술은 병원과 약제, 검사 구성에 따라 총액이 크게 달라져 '회당 정가'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점도 특징이다.
진료비 통계에서도 부담의 크기가 확인된다. 심평원 분석에 따르면 난임시술을 받은 여성의 1인당 연간 진료비는 2018년 221만9,940원에서 2022년 321만4,829원으로 44.8% 늘었고, 같은 해 남성의 1인당 진료비는 21만3,812원이었다. 불임 관련 전체 진료비가 5년간 96.5% 증가했다는 집계는 난임 치료의 경제적 무게를 보여준다. 여기에 배아동결비, 유산방지제, 착상보조제 등 급여 밖 항목과 원외 약제비까지 더하면 실제 지출은 통계보다 커진다.
◆ 건강보험, '출산당 25회'에 본인부담률 30% 일괄 적용
정부 지원의 뿌리는 2006년 도입된 난임부부 시술비 지원사업이다. 초저출산 대응 차원에서 체외수정 비용 일부를 보조하는 것으로 출발해 2010년부터 인공수정까지 지원 대상을 넓혔고, 2017년 10월에는 난임시술 자체가 건강보험 급여 대상에 포함되면서 보편적 지원 체계로 전환됐다. 이후에도 급여 기준은 단계적으로 확대돼 왔다. 현재 급여 인정 횟수는 체외수정 20회, 인공수정 5회 등 총 25회다. 2024년 2월부터는 신선배아와 동결배아로 나뉘어 있던 체외수정 횟수 칸막이가 사라져 20회 안에서 시술 방식을 자유롭게 고를 수 있게 됐다.
2024년 11월부터는 지원 기준 자체가 바뀌었다. 보건복지부는 2024년 제19차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 의결을 통해 급여 횟수 기준을 '난임부부당 25회'에서 '출산당 25회'로 개선했다. 난임시술로 출산에 성공한 부부가 다음 아이를 원하면 기존에 사용한 횟수와 무관하게 25회의 기회가 새로 주어진다. 같은 시기 45세 이상 여성에게 50%로 적용되던 본인부담률도 인하돼, 현재는 연령 구분 없이 본인부담률 30%가 일괄 적용된다. 의학적 사유로 시술이 중단된 경우 횟수를 차감하지 않는 등 보완 장치도 마련됐다. 급여가 적용되는 25회를 모두 소진한 뒤에도 시술 자체는 계속할 수 있으나 본인 부담이 크게 늘어나는 만큼, 횟수 관리는 시술 계획의 핵심 변수로 꼽힌다. 본인의 잔여 급여 횟수는 국민건강보험공단 홈페이지에서 조회할 수 있다.
(사진=마더인사이트/챗gpt 제작)◆ 보건소 시술비 지원까지 더하면… 인공수정 실부담 크게 줄어
건강보험 적용 후 남는 본인부담금은 지방자치단체의 '난임부부 시술비 지원사업'이 한 번 더 덜어준다. 정부24에 안내된 기준을 보면 이 사업은 급여 적용 시술의 일부·전액 본인부담금과 비급여 3종(배아동결비·유산방지제·착상보조제)을 시술별 상한액 안에서 지원한다. 상한액은 체외수정 신선배아 1회당 최대 110만 원, 동결배아 최대 50만 원, 인공수정 최대 30만 원이며, 비급여 항목은 배아동결비 최대 30만 원, 유산방지제와 착상보조제 각 최대 20만 원까지 인정되며, 동결해 둔 난자를 사용하는 경우 해동비도 최대 30만 원 한도에서 지원된다. 지원을 받으려면 의료기관이 발급한 난임 진단서가 필요하고, 법률혼뿐 아니라 일정 요건을 갖춘 사실혼 부부도 신청할 수 있다.
이 사업은 2022년 지방자치단체로 이양돼 세부 운영 방식이 지역별로 다를 수 있지만, 소득기준은 2023년부터 시도별로 잇달아 폐지돼 현재는 전국 어디서나 소득과 무관하게 신청할 수 있다. 신청은 정부24나 e보건소 온라인 창구 또는 여성 주소지 관할 보건소에서 하면 된다. 건강보험 본인부담 30%에 보건소 지원까지 결합하면 인공수정은 회당 실부담이 수만 원 수준까지 내려가는 경우가 많고, 체외수정도 신선배아 기준 부담의 상당 부분이 경감된다. 다만 지원 상한을 넘는 비용과 급여·지원 대상이 아닌 비급여 항목은 여전히 본인 몫으로 남는다는 점은 유의해야 한다.
◆ 선택의 기준은 '연령'과 '원인'… 35세 이전 가임력 검사 권고
어떤 시술을 먼저 시도할지는 결국 난임의 원인, 여성의 연령, 난소 기능에 달려 있다. 난관이 한쪽 이상 정상이고 원인이 가볍거나 불명확하다면 비용과 신체 부담이 작은 인공수정을 몇 차례 시도한 뒤 체외수정으로 넘어가는 단계적 접근이 일반적이다. 반대로 난관 요인이나 중증 남성 요인이 확인됐거나 여성의 연령이 높아 시간 여유가 없다면 처음부터 체외수정이 권고되기도 한다. 회당 임신율은 체외수정이 앞서지만 급여 횟수가 총 25회로 정해져 있는 만큼, 어떤 순서로 몇 회를 배분할지는 의료진과의 충분한 상담을 거쳐 결정할 필요가 있다. 원인 진단 없이 시술 방법부터 정할 수는 없기에 정액검사, 배란·난소기능 검사, 난관 조영술 등 기본 검사를 부부가 함께 받는 것이 출발점이 된다.
전문가들이 무엇보다 강조하는 것은 시기다. 심평원 통계 발표 당시 이정렬 분당서울대병원 교수는 늦어도 35세 이전에 의료기관을 찾아 가임력 검사를 받고, 자연임신을 우선 시도하되 필요하면 적기에 난임시술을 받을 것을 권고했다. 40세를 넘기면 어떤 시술을 택하든 임신율이 급감한다는 사실이 공식 통계로 확인된 만큼, 시술 종류의 선택 못지않게 시작 시점이 결과를 좌우한다는 것이다. 시술 기관을 고를 때는 심평원 홈페이지에서 난임시술 지정 의료기관의 평가 결과를 확인할 수 있다.
보건복지부는 임신·출산 관련 건강보험 지원을 강화하면서 난임시술에 쓰이는 비급여 약제의 급여화도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과배란 유도에 따른 난소과자극증후군 등 부작용 관리 체계를 정비하기 위한 연구도 진행되는 등 시술의 양적 확대에 걸맞은 질 관리가 정책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반복되는 시술이 주는 정신적 부담을 고려해 국립중앙의료원이 운영하는 중앙난임·임산부심리상담센터 등 심리 지원 창구도 병행되고 있다. 출생아 일곱 명 중 한 명이 보조생식술로 태어나는 현실에서, 두 시술의 차이를 정확히 이해하고 제도를 활용하는 일은 개별 부부의 선택을 넘어 저출산 시대의 필수 정보가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