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산 뒤 피임, 언제부터 무엇을 고르면 좋을까요?
출산 뒤 피임을 언제부터 시작하면 좋은지, 수유 중에는 어떤 방법이 잘 맞는지, 방법별 특징은 무엇인지 근거 기반으로 정리한다. 첫 생리 전에도 배란이 돌아올 수 있다는 점과, 방법을 임신 중에 미리 정해 두면 좋은 이유를 함께 안내한다.
출산 뒤 첫 생리가 아직 오지도 않았는데, 벌써 피임을 생각해야 하나 싶지 않나요? 갓난아기를 돌보느라 하루가 어떻게 가는지도 모르는 시기에, 피임이라는 단어는 조금 먼 이야기처럼 느껴질 수 있어요.
그런데 여기엔 많은 사람이 잘 모르는 사실이 하나 있어요. 첫 생리가 돌아오기 전에도 임신이 될 수 있다는 점이에요. 그래서 산후 피임은 '언젠가'의 일이 아니라, 생각보다 이른 시기에 챙겨 두면 좋은 주제예요. 언제부터 시작하면 좋은지, 수유 중에는 어떤 방법이 잘 맞는지, 방법별로 무엇이 다른지를 차근히 살펴볼게요.
핵심만 먼저
- 배란은 대개 생리가 시작되기 약 2주 전에 일어나요. 그래서 첫 생리 전에도 임신이 될 수 있어요.
- 수유를 하지 않으면 배란이 출산 후 몇 주 안에 돌아올 수 있고, 수유 중이면 늦어지지만 대개 6개월쯤 돌아와요.
- 수유 중에도 거의 모든 피임법을 쓸 수 있어요. 에스트로겐이 든 방법만 초기 몇 주는 미루는 편이에요.
- 어떤 방법을 쓸지는 임신 중에 미리 정해 두면 좋아요. 일부는 출산 직후 병원에서 바로 시작할 수 있거든요.
첫 생리 전에도 임신이 될까요
가장 먼저 짚고 싶은 부분이에요. 미국산부인과학회의 설명에 따르면, 피임을 하지 않으면 출산 후 아주 이른 시기에도 임신이 될 수 있어요. 배란이 대개 생리가 시작되기 약 2주 전에 일어나기 때문이에요. 다시 말해, 배란이 먼저 돌아오고 그다음에 생리가 오는 순서라, '아직 생리를 안 했으니 괜찮겠지'라고 생각하기 어려운 거죠.
수유 여부에 따라 배란이 돌아오는 시기는 달라요. 수유를 하지 않는 경우 출산 후 몇 주 안에 배란이 돌아올 수 있고, 수유 중이면 늦어지지만 대개 6개월쯤이면 돌아온다고 알려져 있어요. 그래서 학회는 임신과 임신 사이에 최소 18개월 정도의 터울을 두기를 권하는 전문가가 많다고도 짚어요. 이 터울은 몸이 회복하고 다음 임신을 준비하는 데 도움이 되거든요.
언제부터, 무엇을 기준으로 고를까요
방법을 고를 때 좋은 시점은 사실 임신 중이에요. 아기를 낳고 나면 정신없는 날들이 이어지니, 미리 생각해 두면 한결 수월하거든요. 피임법 중에는 출산 직후 병원에서, 심지어 퇴원 전에 시작할 수 있는 것도 있어요.
무엇을 고를지 정할 때는 세 가지를 함께 생각하면 좋아요. 첫째는 시기예요. 어떤 방법은 출산 직후 바로 시작할 수 있고, 어떤 방법은 몇 주 기다렸다가 시작해요. 둘째는 수유예요. 대부분의 방법은 수유 중에도 안전하지만, 일부는 수유 초기 몇 주 동안 젖 양에 아주 작은 영향을 줄 수 있어 그 시기를 피해요. 셋째는 효과예요. 임신 전에 쓰던 방법이 출산 후에는 예전만큼 잘 맞지 않을 수도 있어요. 예를 들어 스펀지나 자궁경부캡은 출산 뒤에는 효과가 꽤 떨어져요.
수유 중이라면 무엇이 잘 맞을까요
수유 중이라면 이 부분이 가장 궁금할 거예요. 결론부터 말하면, 모든 피임법은 수유 중에도 안전하게 쓸 수 있어요. 다만 몇 가지 방법만 수유 첫 몇 주 동안은 권장되지 않는데, 젖 양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아주 작은 위험 때문이에요.
여기서 갈리는 건 에스트로겐이 든 방법이에요. 먹는 피임약이나 링, 패치처럼 에스트로겐과 프로게스틴이 함께 든 복합호르몬 방법은, 수유 중이라면 젖 분비가 자리 잡을 때까지 출산 후 4~6주 정도 미루는 편이에요. 반대로 프로게스틴만 든 방법이나 호르몬이 없는 방법은 수유 중에도 비교적 이른 시기부터 쓸 수 있어요. 그래서 수유 중이라면 프로게스틴 단독 피임약, 자궁내 장치, 이식형, 콘돔 같은 선택지가 초기부터 잘 맞는 편이에요.
방법별로 하나씩 살펴볼게요
이제 방법들을 조금 더 구체적으로 볼게요. 각자의 상황에 따라 잘 맞는 게 다르니, 어떤 결의 방법들이 있는지 감을 잡는다는 마음으로 읽어 두면 좋아요.
자궁내 장치(IUD)와 이식형. 자궁내 장치는 자궁 안에 넣는 작은 T자 모양 기구예요. 호르몬형은 종류에 따라 3~8년, 구리형은 최대 10년까지 쓸 수 있어요. 질식분만이든 제왕절개든 분만 직후에 넣을 수도 있고, 첫 산후 진료 때 넣을 수도 있어요. 다만 분만 직후에 넣으면 기구가 빠질 가능성이 조금 더 있는 편인데, 첫 1년 안에 100명 중 약 5명 정도로 보고돼요. 이식형은 성냥개비만 한 가느다란 막대를 팔 안쪽 피부 아래에 넣는 방법으로, 분만 직후에도 넣을 수 있고 약 3년간 유지돼요. 두 방법 모두 한 번 넣으면 매일 챙길 게 없다는 점이 편해요.
복합호르몬 방법(먹는약·링·패치). 에스트로겐과 프로게스틴이 함께 든 방법으로, 주로 배란을 막아 작용해요. 앞서 말했듯 산후에는 다리 깊은 곳에 혈전이 생기는 위험(심부정맥혈전증)이 높아지는데, 복합호르몬은 이 위험을 조금 더 높일 수 있어요. 그래서 다른 위험요인이 없고 수유를 하지 않는다면 출산 3주 뒤부터, 수유 중이라면 4~6주 뒤부터 시작하는 걸로 안내돼요. 35세 이상이면서 흡연을 하거나, 고혈압·뇌졸중·심근경색·혈전 병력이 있거나, 조짐을 동반한 편두통이 있는 경우 등에는 권장되지 않아요.
프로게스틴 단독 방법(먹는약·주사). 프로게스틴만 든 먹는 피임약은 매일 같은 시간에 챙겨 먹어야 하고, 출산 직후부터 시작할 수 있어요. 주사형은 데포메드록시프로게스테론(DMPA)이라는 프로게스틴을 3개월마다 맞는 방법으로, 역시 분만 직후 첫 주사를 맞을 수 있어요. 주사형은 사용 중 골밀도가 일시적으로 줄 수 있는데, 중단하면 대개 회복돼요. 불규칙한 출혈이나 두통, 약간의 체중 증가가 보고되는 부작용으로 언급되고요.
차단법과 수유무월경, 그리고 영구적인 방법. 콘돔과 살정제는 출산 후 언제든 쓸 수 있고, 특히 콘돔은 성매개감염을 함께 막아 주는 유일한 방법이에요. 다이어프램·자궁경부캡·스펀지는 자궁과 경부가 원래 크기로 돌아오는 출산 6주 뒤부터 쓰고, 예전에 쓰던 사람도 다시 맞춰야 해요. 수유무월경법(LAM)은 완전하고 잦은 수유가 자연스럽게 배란을 막는 원리를 이용하는 방법이에요. 낮에는 4시간, 밤에는 6시간을 넘기지 않고 규칙적으로 수유해야 하며, 출산 후 최대 6개월까지 또는 생리가 돌아오기 전까지만 쓸 수 있어요. 마지막으로 더 이상 임신을 원하지 않는다면 영구적인 방법인 불임수술도 선택지에 있어요. 여성의 경우 분만 직후 병원에서 하거나 몇 주 뒤 따로 시술할 수 있고, 남성 파트너의 정관수술도 한 방법이에요.
국내에서는 무엇을 확인하면 좋을까요
여기까지가 방법들의 큰 그림이에요. 한 가지 덧붙이면, 지금까지의 내용은 주로 해외 기관의 안내를 바탕으로 정리한 것이라, 어떤 방법이 국내에 도입돼 있고 비용이나 급여는 어떻게 되는지는 국내 상황에 따라 다를 수 있어요. 그러니 실제 선택은 담당 산부인과와 상의해 결정하는 게 정확해요.
진료실에서 물어보면 좋은 것들
산후 검진이나 출산 전 마지막 진료에서 피임 이야기를 함께 꺼내 두면 좋아요. 이렇게 물어볼 수 있어요. 지금 내 상황(수유 여부·건강 상태)에 잘 맞는 방법은 무엇인지, 출산 직후 바로 시작할 수 있는 방법이 있는지, 자궁내 장치를 분만 직후에 넣는 게 나에게 맞을지, 다음 임신까지 어느 정도 터울을 두면 좋을지 같은 질문들이에요.
산후 피임은 다음을 강요하는 이야기가 아니라, 내 몸의 회복 속도와 앞으로의 계획을 내가 정할 수 있게 해 주는 선택이에요. 산후 첫 생리와 배란 복귀, 산후 검진에서 확인할 것을 다룬 편과 함께 읽으면, 이 시기의 그림이 한결 또렷해질 거예요.
참고한 자료
- American College of Obstetricians and Gynecologists (ACOG). Postpartum Birth Control. FAQ194.
의료 면책 고지 = 해당 정보는 일반적 의학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개인의 진단·치료를 대체하지 않습니다. 피임 방법의 선택과 시작 시기는 담당 의료진과의 상담 및 국내 진료 상황을 전제로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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