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산할 때 곁을 지키는 사람, 둘라 — 무엇을 하고 무엇이 달라질까
출산할 때 끊김 없이 곁을 지키는 둘라의 역할과, 지속적 지지가 출산 경험에 만드는 차이를 미국산부인과학회·코크란 근거로 정리했어요.
출산을 준비하면서 '둘라'라는 말을 한 번쯤 들어보지 않았나요. 출산할 때 곁을 지켜주는 사람이라는 건 어렴풋이 알겠는데, 의료진과는 뭐가 다른지, 정말 도움이 되는지, 비용을 들여 함께할 만한지 궁금증이 따라오죠. 그런데 출산할 때 곁에서 끊김 없이 지지해주는 사람의 존재는, 기분의 문제를 넘어 출산 경험과 결과에 실제 차이를 만든다는 근거가 쌓여 있어요. 둘라가 무엇을 하고, 무엇이 달라지는지 차분히 들여다볼게요.
핵심만 먼저
- 둘라는 출산하는 사람 곁에서 끊김 없이 정서적·신체적 지지를 제공하도록 훈련받은 사람이에요. 의료 처치를 하는 의료진과는 역할이 달라요.
- 곁에서 지속적으로 지지해주는 사람이 있으면 진통이 짧아지고, 진통제 사용이 줄고, 수술 분만이 줄며, 출산 경험에 대한 만족이 높아진다고 알려져 있어요.
- 한 대규모 분석에서는 지속적 지지를 받은 경우 제왕절개가 더 적었고(상대위험 0.75), 자연분만은 더 많았어요.
- 이 효과는 지지하는 사람이 둘라 역할일 때 특히 뚜렷했고, 보고된 부작용은 없었어요.
- 곁을 지키는 사람은 둘라일 수도, 파트너나 가족일 수도 있어요.
둘라는 무엇을 하는 사람일까요
둘라를 한마디로 하면, 출산하는 사람 곁에서 끊김 없이 정서적·신체적 지지를 제공하도록 훈련받은 사람이에요. 진통 내내 곁을 지키면서, 마사지나 자세 잡기를 돕고, 호흡을 함께 하고, 불안할 때 차분하게 말을 건네고, 산모가 원하는 바를 의료진에게 전하는 걸 돕기도 해요.
여기서 분명히 해둘 게 있어요. 둘라는 의료 처치를 하는 사람이 아니에요. 내진을 하거나 약을 주거나 분만을 진행하는 건 의료진의 몫이고, 둘라는 그 옆에서 산모가 진통의 시간을 더 잘 지나도록 돕는 역할이에요. 둘이 경쟁하는 관계가 아니라, 서로 다른 자리에서 산모를 함께 받쳐주는 셈이에요.
곁에 있어 주는 것만으로 무엇이 달라질까요
'그저 곁에 있어 주는 것'이 정말 차이를 만들까 싶을 수 있어요. 그런데 이 부분은 근거가 꽤 단단해요. 미국산부인과학회는 일반 간호에 더해 둘라 같은 사람이 일대일로 지속적인 정서적 지지를 제공하면 진통 중 산모의 결과가 더 나아진다고 정리했어요. 구체적으로는 진통이 짧아지고, 진통제 필요가 줄고, 수술로 분만하게 되는 경우가 줄며, 출산 경험에 대한 불만이 줄어드는 쪽으로요.
수치로 보면 더 또렷해요. 여러 연구를 모은 코크란 종설에 따르면, 지속적 지지를 받은 산모는 그렇지 않은 경우에 비해 제왕절개를 할 가능성이 낮았어요(상대위험 0.75, 95% 신뢰구간 0.640.88). 태어난 아기가 5분 아프가 점수가 낮을 가능성도 더 적었고요(상대위험 0.62, 95% 신뢰구간 0.460.85). 진통 시간도 평균적으로 조금 짧아졌고(평균 0.69시간 단축), 자연분만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더 높았어요(상대위험 1.08). 한 줄로 정리하면, 곁의 지속적 지지는 산모와 아기 모두에게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작용하고, 보고된 부작용은 없었다는 거예요.
둘라일 때 특히 뚜렷했어요
흥미로운 건, 누가 지지를 하느냐에 따라 효과의 크기가 조금 달랐다는 점이에요. 같은 코크란 분석에서 제왕절개를 줄이는 효과는 지지하는 사람이 둘라 역할일 때 가장 뚜렷했어요. 출산 지지를 훈련받은 사람, 즉 둘라처럼 경험이 있는 사람의 지지가 특히 도움이 되는 것으로 보였거든요.
그렇다고 둘라가 아니면 소용없다는 뜻은 아니에요. 곁을 지키는 사람이 파트너든 가족이든, 끊김 없는 지지 자체가 가진 힘이 있어요. 다만 진통과 출산이라는 낯선 시간을 여러 번 함께해본 사람의 차분함과 노하우가 더해지면, 그 효과가 한층 커질 수 있다는 거예요. 둘라를 함께할지, 파트너가 그 역할을 맡을지는 각자의 상황과 형편에 맞춰 정하면 돼요.
우리에게 맞는 방식을 고르기
그래서 둘라는 '꼭 있어야 하는 것'이라기보다, 출산을 준비하는 방식의 한 선택지예요. 둘라를 함께하기로 한다면 미리 만나 출산에 대한 바람을 나누고, 진통 중 어떤 도움을 원하는지 이야기해두면 좋아요. 파트너가 곁을 지키기로 했다면, 마사지나 자세 돕기, 호흡 함께 하기 같은 구체적인 역할을 미리 연습해두는 것도 도움이 돼요.
곁을 지키는 사람의 존재는 통증을 다루는 비약물 방법과도 자연스럽게 이어져요. 출산할 때 어떤 통증 완화 방법을 쓸 수 있는지, 분만이 어떤 단계로 진행되는지를 함께 알아두면, 그날 곁의 사람과 더 잘 호흡을 맞출 수 있어요. 진료실이나 출산 교실에서는 '여기서는 둘라 동반이 가능한가요', '분만실에 함께 들어올 수 있는 사람은 몇 명인가요' 같은 질문을 미리 확인해두면 좋아요.
의료 면책 고지 = 해당 정보는 일반적 의학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개인의 진단·치료를 대체하지 않습니다. 출산 지지 방식과 동반 가능 여부는 분만 환경과 개인 상황에 따라 다르므로 담당 의료진·출산 기관과 상의해 정하세요.
참고한 자료:
- American College of Obstetricians and Gynecologists (ACOG), Committee Opinion No. 766: Approaches to Limit Intervention During Labor and Birth. 2019. (SRC-00156)
- Bohren MA, et al. Continuous support for women during childbirth (Cochrane Review, CD003766). 2017. (SRC-00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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